수행을 해나가는 사람은 먼저 일원론一元論, 다음으로 이원론二元論, 마지막에 불이론不二論의 영역을 거치게 됩니다. 처음에, 믿는 사람[信者]은 ‘중생이 곧 부처다, 중생이 곧 부처와 다르지 않다’고 하는 일원론一元論의 영역 속에 있게 됩니다. 이제 그 내용을 믿음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수행에 들어갑니다. 수행하는 동안에는 ‘도달해야 할 곳’과 아직 ‘도달하지 못한 자신’이 나뉘어 있기 때문에 이원론의 영역에 있게 됩니다. 그러다가 깨치고 나면 ‘중생이 부처가 됐구나’가 아니라 ‘중생과 부처라는 것이 애초부터 없구나!’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불이론不二論입니다. 그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합니다(편집자 주).
...이것이 바로 믿음과 수행과 깨침의 체계입니다. 중생이 노력해서 부처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이 아니라 중생과 부처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거예요. 우리가 개념의 세계, 분별의 세계에 머물렀기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나누었던 것뿐입니다. 나와 너를 나누고, 못나고 잘난 사람을 나누고, 이 세계와 저 세계를 나누어 다르게 느끼는 세계 속에서 살아온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껏 그 수많은 나눔의 세계, 분별의 세계 속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분별심,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어둠[無明]의 속성입니다. 우리가 의식할 수 있는 모든 것, 다시 말해 우리가 알고 느끼고 경험하는 모든 작용이 분별 속에서 일어납니다. 가장 기본적인 분별은 뭡니까? ‘나’와 ‘나 아닌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주체와 대상을 나누는 거예요. 이것을 두세 살부터 점차 익혀서 완전히 몸과 마음속에 습習이 되어 버렸고,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나와 나 아닌 것의 개념 속에서 ‘내’가 아닌 ‘부처’가 되려고 애쓰다 보니 함정에 빠지게 되는데, 그 은산철벽의 막다른 벽 앞에 서는 과정에서 ‘나’와 ‘부처’라는 것이 둘 다 허구였음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 ‘나’가 사라지고 ‘세계’가 사라지게 되면 개념에서 떠나게 됩니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믿음과 수행의 단계까지는 다들 하고 있지만, 수행을 지나서 깨침으로 가기 위해서는 ‘중생인 내가 부처가 된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