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어떤 상도 없고 변화도 없으니 결코 마음으로 얻을 수 없고 느낄 수도 없지만, 증득을 통해서 알아채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상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상이란 서로상을 의미하는데 우리가 마음에서 느끼는 모든것은 다른 것이 이것을 느낄 수 있도록 기준이 되어준다는 의미입니다. 즉, 각진 느낌은 부드러운 곡선의 느낌을 느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상대적인 느낌이라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마음이 잡아낼 수 있는 모든 것은 상을 통해서인데 진리는 상이 없기에 마음으로 잡아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진리를 파악할 수 있을까요?(편집자 주).
...마명은 무분별無分別한 지혜를 통해서만 진여를 증득證得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무분별한 사람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증득은 분별없는 지혜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감각기를 가지고는 절대로 진리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파악이라는 것이 뭔가요? 손아귀로 무엇을 잡는 것이 파악입니다. 우리는 진여를 손으로 만져 촉감으로 파악할 수 없고, 눈을 통한 시각으로도 파악할 수 없고, 마음이라는 의식으로도 파악할 수 없습니다. 진여는 분별을 떠나 있으므로 진여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분별을 떠나야 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게도 분별을 떠나서는 우리는 뭔가를 알거나 느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진여의 증거를 통해서 증득證得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진여의 증거는 사실 이 모든 현상계입니다. 그래서 번뇌즉보리煩惱卽菩提라고 하는 것이죠. 번뇌가 있다는 것은, 괴롭다는 것은 생명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단식을 해보면 금방 알게 됩니다. 한 사흘만 단식을 해보면 괴롭고 아픈마음, 분노의 감정, 두렵고 슬프고 외로운 마음이 다 사라집니다. 모든 감정이 사라져요. 감정도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생명의 힘이 있어야만 이 모든 현상계가 돌아갑니다. 번뇌煩惱도 생명의 힘 때문에 존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번뇌가 곧 보리인 거예요. 망념을 떠난 세계는....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