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한계 상황 위에 영원의 각인을 아로새기려는 야스퍼스의 실존을 들어보십시오(편집자 주).

...이 소망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실존 이성은 어떤 전제나 편견이나 성심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정신이다. 인류의 위대한 교사들은 대담한 새처럼 멀리멀리 날아가는 것이었다. 가다가는 떨어지기도 하고, 암초에 부딪치기도 하지만 무한을 향하여 나르는 그들의 날개는 접혀진 일이 없다. 가능성을 발견한 실존 이성은 기다릴 줄을 안다. 실존적가능성은 실존적 필연성과 상응하여 언제나 실존적 현실을 이룩해가야 한다. 인생이란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아무도 나를 위해서 다리를 놓아주지 않는다. 내 다리는 내가놓는 수밖에 없다. 건네주겠다는 많은 다리가 있지만, 그 길은 나 자신을 포기하는 길이다. 나는 내가 되어야 한다. 나란 한계 상황이요, 비참 자체다. 그러나 이 비참은 유일한 비참이요, 나만의 비참이다. 이 비참 속에 영원의 각인을 아로새기자. 그리하여 이 비참의 바위에서 영원의 기쁜 샘이 터져 나오게 하라. 한계 상황, 비참에 처하여 그 속에서 자기의 존엄과 가능성을 찾아내어 자기의 실존을 살아가는 것이다. 죽기 전에 벌써 죽은 사람이 되어 버리자. 그리하며 마음대로 사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영원성을 아로새기는 길은 죽어서 다시 사는 길이다. 죽어서 다시 사는 사람만이....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