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soma)는 그리스어로서 몸과 마음이 분리될 수 없는 합일체가 만들어내는 신체심리공간이다. 소마는 직접 체험에 의해 감지되며, 제삼자적 관점으로부터의 여과와 해석과정이 필요치 않은 제일자적 관점의 경험이자 알아차림, 자발성 등 내부적인 의지가 행위의 범주를 넓혀가는 것을 말한다. 소마와 가장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고 다루어져야 할 것은 정서이다. 정서(emotion) 자체가 이미 움직임(motion)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동작을 통해 몸과 마음이 만나 일으키는 화학적 작용 내지는 변형의 체험이 바로 정서의 변형 체험이기 때문이다. 현대 심리학의 관점에서 정서는 유기체가 경험하는 모든 심적 상태와 이에 따른 신체적 변화이며, 동작은 인간의 정서나 생각이 외부로 표현되는 현상이다. 신체 움직임은 정서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정서는 움직임을 유발하고 움직임은 다시 정서에 자극을 주는 피드백 과정을 만든다.
몸과 마음을 이어 성장으로 안내하는 가교역할로서의 정서의 우월성에 주목한 심리학자는 융(Jung)이었다. 융(Jung)은 심각한 퇴행성 환자를 연구하여 그들의 공통적인 행동에 들어있는 의미와 정서의 원형을 발견했는데, 정서의 신체적 측면은 신체적 신경 감각들과 표현적 신체 행동인 움직임으로 구성되어 있고, 정서의 정신적 측면은 이미지와 관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다. 신체와 정신, 움직임과 정서가 신비스럽게 교차되는 이 지점을 정신적 원본능(Psycho-ID)라고 불렀다. 동작을 할 때의 감각운동 경험은 환상 속에서나 초기 아동기에 응집되어 있던 핵심 정서로 데려가주어 정서를 변형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표현적인 신체동작은 억압된 핵심 정서를 표현하고 무의식에게 형태를 부여하는 수단 중의 하나라고 보았다
융(Jung)의 이러한 이론은 정서가 신체와 정신의 통합 과정에서의 변증법적 상호작용 공간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처럼 동작을 통해 몸과 마음이 통합되고 정서와 이미지가 활성화되어 인간을 성장과 변형으로 이끄는 이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몸과 마음, 영혼의 통합을 지향하는 전일주의 원리에 입각한 요가철학의 판차코샤 모델(Panca Kosha: 다섯가지 덮개)과 판차코샤 구조 안에서의 '정서적 몸(emotional body)' 이라는 공간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판차코샤 모델은 요가학 박사인 왕인순의 논문에서 자세히 소개되고 있는데, 이 모델은 몸마음의 궁극적 통합을 의미하는 요가 수행에서 인간 존재를 어떻게 보는가를 제시한다. 또한 심신의 치유와 의식 성장을 위한 실천적인 체계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 모델은 인간의 본질인 순수의식, 즉 참자기는 다섯 가지 층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 층들은 인간의 인격을 구성하고 있다고 본다. 이 층들은 음식, 프라나, 마음, 지성, 지복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층마다 구성요소와 기능이 다르며, 우리가 이 층을 지각할 수 있는 방법도 다르다. 따라서 이 층을 정화하고 발달시키기 위한 방법들도 다르다.(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