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통찰 : 느껴지는 것은 ‘내’가 아니다(백일여행 2부)
백일의 여행, 늘 있는 주체인 관조의 발견과..(2부)
아침의 통찰 : 느껴지는 것은 ‘내’가 아니다
혜량스님│ 제23차 백일학교 졸업발표
그 사건이 일어난 다음부터는 아침마다
통찰이 일어났습니다. 새벽에 저절로 눈
이 떠지더군요. 내가 뜨려는 의도를 안 냈
는데도 눈이 떠졌어요. 눈은 그냥 떠지고
느낌들이 느껴졌어요. 그냥 몸으로 느껴
졌어요. 몸이 그냥 몸으로 느껴지고 어떤
통증이나 아픔 같은 것도 느껴지는데, 거
기다가 이름을 붙이지 않고 그 느낌이 있을 때 그냥 느낌으로 느껴졌
어요. 제가 자가면역질환이잖아요. 엄청 아프거든요. 아플 때 진짜 아
픈데, 거기에다가 이름을 붙이지 않고 그 느낌을 그냥 느끼는 거예요.
그러면 느낌은 느낌대로 있고, 느낌을 아는 이 마음은 이것대로 있더
라는 것입니다. 아픔과 아프지 않음이 동시에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
프지만 조금 있으면 그 아픔이 사라지고, 아픔도 오래 안 가더라고요.
느낌은 오래 가지 않았어요.
그러다보니까 내가 아프다는 것을 붙잡지 않게 되었습니다. 몸은 아
파도 마음이 그 아픔에 붙잡히거나 취착하는 구조가 아니니까 아픔이
일어났다가 금방 사라지고 그 다음날 비슷한 시각이 되면 그 느낌이
똑같이 일어나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이렇게 아픔이 느껴지고 몸이
느껴진 거죠. 그러면서 ‘아, 이건 느낌이지. 느껴진다는 것은 내가
**이 글은 지난 7월부터 100일간 함양연수원에서 백일학교를 마친 혜량스님이 100일 간의 생활과 거기서 얻은 통찰에 대해 소개한 졸업발표를 녹취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편집자 주).
백일의 여행, 늘 있는 주체인 관조의 발견과..(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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