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못한 회사 일이 있어 밤새 끝내고 서둘러 청량리역으로 갔더니 아침 10시가 넘었다. 양평역에 도착하니까‘ 노을(김강사님)’님께서 내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맞이해주어 무척 기뻤다. 점심을 먹고 수련원에 도착 하니, 단체 면담시간인지 이동호 선생님이 한 분 한 분 진도와 상태를 확인하고 질문에 대답해주고 계셨다. 사람들 질문에 대답해 주시는데 앞서 과정의 내용이라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매우 이해하기 쉽게 답해 주신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번이 나의 깨달음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 드렸더니,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주셨다. 1차 수련은 혼자였는데, 송구스럽게도 독방에서 김강사님과 1 : 1로 강의를 듣게 되었다. 김강사님은 강의차트에 이미 적혀있는 내용인데도 칠판에 일일이 손수 적으며 열심히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셔서 무척 고마웠다. 일단 강의를 듣고 전체흐름을 머리로는 이해하였으나, 실천은 어떨지 약간 긴장되고 흥분되었다. 가장 먼저 참회를 하기 위해 4명을 떠올리고 어떤 사건을 기록하면서 ‘참, 내가 못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은 했지만, 참회의 느낌까지 들지는 않았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단체 참회시간에 비디오를 보았다. 아버지와 아들간의 관계에 대한 T V방송프로그램인데 어젯밤 일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중간에 꾸벅 꾸벅 졸았다. 비디오를 다 보고 그냥 방에 갈 줄 알았더니 벽을 보고 돌아앉으라고 하였다. 방은 약간 어둡고 음악이 흘러나오고 참회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어색하여 당황하다가 곧 아버지에 대해 잘못한 사건들의 장면을 떠올리며 참회를 시작하였다. 예전에 비해 주름이 많이 지신 아버지의 얼굴과 손, 아버지 가슴에 비수를 박는 듯했던 나의 독설들이 떠올랐다. 순간 무척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면서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반발심도 곧 뒤따르면서 기분이 무척 복잡해졌다. 그래도 반복해서 그 장면을 떠올리니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로 인해 쌓였을 그 아픔을 이제 조금이나마 풀어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상상의 장면으로 아버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자 하였다. 내가 다치게 한 일이 하나하나 콕콕 찌르는 아픔을 주는 바늘이라면 그 바늘을 뽑아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본 순간 충격을 받았다. 그분의 마음에는 빈 틈이 안보일정도로 무수한 바늘이 빽빽이 꽂혀있었던 것이다. 순간 울음이 쏟아져 나왔고 너무너무 죄송스러웠다. 그 동안 얼마나 아프게 해드렸는지 진정 모르고 있었구나! 그 무수한 아픔 위에 바로 얼마 전에도 또 다른 바늘을 꽂았구나! 하는 괴로움이 온몸을 감쌌다. 그 바늘의 아픔들이 내게 전부 다가오자 그만 목놓아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불효자를용서해주세요. 오늘도 불효자는 아버지 잊고 지내다 저 잘 되고자 할 때만 아버지 찾아 생각하고 있습니다.” 울고 또 울었다...(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