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조승찬의 신심명(信心銘) 강의 일곱 번째 신심명(信心銘)은 중국선종(禪宗)의 제3대 조사인 승찬(僧璨; ?-606)의 작품이다. 신심(信心)은 곧 믿는 마음이요 진실한 마음으로서 이 마음이 둘이 아님을 밝힌 것이 신심명이다. 이 마음이 둘이 아니어서 취하고 버릴 수가 없다는 것은 곧 대승불교의 요점이요, 선(禪)의 가르침이다. 신심명은 선종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선시(禪詩)로서 초기부터 널리 읽히며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 연재하는 무심선원 김태완원장의 신심명강의는 지리산에서 2007년 8월 1일부터 4일까지 총 12시간에 걸쳐 행한 것을 녹취한 것이다.
홀연 앞뒤가 사라지고 미움이 끊어지는 순간에 머물기를…(편집자 주) .
...인도의 어떤 분이 쓴 시에 “물속에 있는 물고기.”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불교의 경전에도 “온 우주는 법성(法性)의 바다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 “세계는 하나의 참된 법의 세계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 자신은 법의 바다 속에 있는 한 방울 물이라고 해도 좋고, 법의 바다를 헤엄치는 한 마리 물고기라고 해도 좋겠죠. 어디에서나 언제나 오로지 이 법(두 손을 들어 올리며)을 만날 뿐이죠. 온통 이 법(두 손을 들어 올리며)이 있을 뿐이죠. 이것은 아주 명확한 사실입니다. 이보다 더 명백한 일은 없어요. 분별하여 이것이다 저것이다 나누고 이름 붙이는 것은 명백한 것이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 임시로 그렇게 하는 것일 뿐이죠. 여기(한 손을 들어 보이며)에 확실히 통하면, 오직 이 하나(손을 들어 올리며)가 명백할 뿐입니다. 이것(손을 들어 올리며)이 명백하지 못한 까닭은 다만 분별하고 헤아려 보는 것에 얽매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신심명』에서 “모든 두 가지 경계는 오직 헤아려 보기 때문에 생긴다.”라는 취지의 말을 반복하는 것이죠. 마음공부라고 하는 것은 다만 이것(두 손을 흔들어 보이며)에 통하여 삼라만상이 차별 없이 명백해지는 것이고, 다른 것이 아닙니다. 눈앞에서 분별되고 이해되는 모든 세계, 모든 삼라만상이....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