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음이 아니라 거기에는 부실(不失, 없어지지 않는다)의 의미도 있다.
부처님이 설했다는 그 부실은 무엇인가? 상주도 아니지만, 단멸도 아니라고 한 의미이다. 왜 단멸이 아닌가?
'나'가 대상을 만나면 대상에 대한 '캐릭터'가 살아나와 작용한다. 그러나 대상을 떠나면 그 캐릭터도 가라앉는다. 다른 대상을 만나면 다른 캐릭터가 나와 작용한다. 그러므로 '나'란 실체가 아니므로 상주하는 '나'는 없다. 그렇다고해서 대상에 대한 캐릭터마저 작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단멸도 아니다. 그리고 이 캐릭터는 대상이 변하면 그만큼의 캐릭터도 달라진다. 그러므로 이 캐릭터 역시 상주가 아니다. 그렇다고 캐릭터가 단멸도 아닌 것이 그 대상을 만나면 늘 그 대상에 대한 캐릭터가 나오기 때문이다.
캐릭터는 늘 미묘하게 변하며, 대상이 사라지면 캐릭터도 상주하지 않지만 부실의 업으로 남는다. 그 캐릭터들이 다 사라진 지금 이 순간, 어디에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있는가? 오직 '있음'만 있지 않는가? 물론 그것도 찾으려는 마음에 비친 '있음'이다. 찾지 않고 '있어보라' 거기 '나'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상주하는 것은 없다. 그러나 대상을 만나면 또 캐릭터는 상황에 맞게 변화하며 나타난다. 캐릭터는 빙산이 얼고 녹는 과정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늘 같은 모습으로 있는 것 같으나 매순간 다르게 나타난다. 지금 이 순간 그 캐릭터가 사라진 채로 있어보라. 이 순간 여러분의 캐릭터를 다 내려놓고 그냥 있어보라. 그때 자신은 무엇인가?
부실, 즉 없어지지 않으므로 단멸이 아니다.
이 순간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텅 비어있다. 그렇다고 단멸은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 단지 의식의 한계에 의해 없는 듯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뭔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공하다는 것은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흐르고 움직이는 현상은 진행된다. 상주하는 무언가가 없을 뿐이다. 문제는 우리 의식이 변함없는 '나'라는 '느낌'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것이 혼돈을 줄이기 위한 장치인 '느낌'임을 알아채보라. 우리가 의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무의식적 흐름도 있는 것이다. 그 무의식적 흐름을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이 감각차단탱크이다. 감각차단탱크에 들어가면 안이비설신 자극이 거의 차단된다. 그러면 거기 자극이 멈춘 곳에 의식에만 집중되므로, 미묘한 느낌과 미세한 번뇌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나 거기에 실체는 없다. 습관과 업에 의한 움직임, 흐름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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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 20절
雖空亦不斷 雖有亦不常
業果報不失 是名佛所說
비록 공하지만 단멸이 아니고
비록 존재하지만 상주는 아니다.
업과 그 과보가 잃어지지 않음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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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상은 2024년 11월 19일 오인회(깨어있기 후속모임)에서 진행된 중론 강의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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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중론 강의 68강
▶ 강의: 월인(越因)
▶ 깨어있기 워크숍이 매달 진행되고 있습니다. '깨어있기'는 수상행식을 통해 '나'라는 느낌이 형성되는 과정을 경험적으로 살펴 '나'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
https://www.herenow.co.kr/bbs/zboard.php?id=lecture&no=102
깨어있기 영문판
Being Awake - The Grand Anatomy of Consciousness (English Edition)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3226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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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로서의 '나'를 떠나 변치않는 '나'가 있는가?│중론 (17.관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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