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의 법法은 일체의 현상을 말하는데, 현상은 마음을 따라서 망념妄念이 일어나서 생겨났다고 했습니다. 망념이란 기본적으로 나와 대상을 나누는 마음이에요. 나와 대상이 나뉘면(轉識) 무언가를 볼 수 있게 되고(現識), 볼 수 있다는 것은 이것과 저것의 경계가 생기는 것이며, 경계가 생기면 좋고 나쁨을 분별하여(智識) 좋고 나쁨에 집착이 생기고, 집착이 생기면 끌어 모아서 유지하려고 하며(相續識), 그것을 얻기 위해 행동하게 되고(意識), 그 과정에서 업이 쌓여 괴로움에 묶이게 되는데(業識) 이 모든 과정이 망념 하나에서 비롯됩니다. 간단히 말하면 망념은 나와 대상을 나누는 분별심이며, 이 망념으로 인해 고苦에 이르게 됩니다. 불교의 핵심이 들어있는 아주 논리적인 책인 대승기신론에서 일체의 현상은 마음이 망념을 일으켜서 만들어 낸 것이라는 말을 반복합니다. 망념妄念은 틀린 생각이 아니라 나와 대상을 나누는 생각입니다.
일체의 분별이라는 것은 자기 마음속에 있는 것을 분별하는 것입니다(一切分別, 卽分別自心). 밖에 있는 사물을 분별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 마음을 분별하는 거예요. 분별은 밖이 아닌 자기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이 분별의 핵심입니다. 당연히 분별로 인해 생기는 괴로움도 자기마음이 일으키는 것이죠. ‘A는 이런 사람, B는 저런 사람’ 이렇게 내 마음 속에서 나누어 이름과 구별의 딱지를 붙여놓습니다. 두 살짜리 어린애가 A, B라는 사람을 본다면 그렇게 분별하지 않을 거예요. 어린애는 그렇게 못하는데 나는 그렇게 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이름표나 딱지는 내가 붙인다는 것입니다.
마음은 자기 자신을 보지 못합니다(心不見心). ‘눈은 눈을 보지 못한다.’와 같은 말이죠. 나는 ‘눈은 눈을 보지 못한다.’는 말을 통해서 마음은 마음 자체의 본질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통찰했습니다. 그것은 마음 자체는 자신의 상相이 없기 때문이에요(無相可得). 마음의 본질이라는 것에 대한 상相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과 파도로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상相은 파도로 비유될 수 있는데, 파도는 물의 모습이에요. 물 자체는 따로 특정한 모습이 없습니다. 물의 표현되는 모든 움직임과 모습은 ‘파도’라고 이름 붙여져 있습니다. 마음이 마음 자체의 상相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은 물이 물 자체의 상相을 만들 수 없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 자체의 파도를 만든다는 것이 가능한 말인가요? 파도는 물 자체는 아니기에 우리가 파도만 보고 물을 알 수는 없습니다. 이와 똑같이 마음은 마음 자체의 상相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어려운 점은, 상相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을 감지하여 파악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마음은 ‘상相’을 통해서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불견심心不見心의 견見은 파악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대상’입니다. 본다(見)로 말하면 보일 대상이 있어야 볼 수 있습니다. 마음으로 치면 마음에 잡
히는 것, 즉 상相이 있어야 하는데 그 상相을 만들 수 없으니 마음은 자기 자신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마음이 뭔가를 알 때 그것은 모두 마음 안의 상相입니다. 마음속에서 그 상相을 느낄 때 안다고 하는 것이지, 그 상相이 없다면 마음은 절대로 알 수 없습니다. 마음은 세상 수많은 것들의 상相을 만들어내지만, 오직 하나 자기 자신의 상相은 만들 수 없습니다.
- 《대승, 현상과 본질을 뛰어넘다》上권, 330쪽~333쪽
▶ 이 내용은 ‘깨어있기-의식의 대해부’ 워크숍의 후속모임인 오인회(悟因會)에서 월인 님이 강의한 2012년 대승기신론 강의의 일부입니다.
▶ 이 강의 전체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있습니다: 《대승, 현상과 본질을 뛰어넘다》 상,중,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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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대승기신론 강의 24강
▶ 강의: 월인(越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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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기 #대승기신론 #의식탐구 #심불견심무상가득(心不見心無相可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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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자기 자신을 볼 수 없다│대승기신론 강의 (上권 330쪽) (자막을 켜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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