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침이 시작된 시각始覺, 깨침의 본질적인 부분이 드러난 본각本覺, 깨치지 못한 불각不覺이 있습니다. 시각은 본각에 비하면 불각의 측면이 있으므로 이 둘의 구분은 불각에 의존하는 것입니다. 의존한다는 것은 불각이란 말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뜻이고, 그런 의미에서 시각은 본각이 아닙니다. 그러나 본질적인 측면本性의 맛을 봤다는 의미에서 시각은 본각과 같습니다. 그래서 시각은 본각이기도 하고 본각이 아니기도 합니다. 또 시각은 본각에 비하면 불각이지만, 각覺이 있기는 하기에 완벽한 불각은 아니므로 불각이 아니기도 합니다.
이제 불각에 대해 살펴보면, 불각이 있는 것은 본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본각과 불각을 나눈 것이므로 불각은 본각에 의존합니다. 즉 둘이 서로가 서로에게 불가결한 한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불각이 본각은 아니지요. 따라서 불각은 본각이 아니지만, 본각이 아닌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둘은 서로에게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본각과 불각도 서로 의존합니다. 따라서 불각不覺, 시각始覺, 본각本覺은 모두 본질적인 자성自性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리학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예전에는 원자, 전자, 양성자가 있다고 여겼는데, 더 깊숙이 들어가 보니 그것들은 모두 에너지 끈string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 원자, 전자, 양성자가 에너지라는 측면에서 질적으로 다르게 각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것들에는 자성自性이 없습니다. 관계에 의해 경계지어진 에너지들일 뿐입니다. 자성自性이라는 것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독립적인 스스로의 성질을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시각, 본각, 불각도 자성自性이 없습니다. 시각은 본각 때문에 있는 것이고, 본각이 있기에 불각이 있고, 불각이 있기 때문에 본각이 있습니다. 서로간의 관계에 의해 구별될 뿐입니다. 그러니까 깨달은 사람이 있기에 깨닫지 못한 사람이 있는 것이고, 깨닫지 못한 사람이 없으면 깨달은 사람도 없다는 말입니다. 불교에서는 “우리는 모두 깨달아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깨닫지 못한 사람이 없다는 뜻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깨닫지 못함이 있습니다. 깨달음과 깨닫지 못함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이 말들을 철저히 파고 들어가면 우리가 개념 속에 빠져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개념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개념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 바로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개념에서 빠져나온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분별’에서 벗어난다는 것이고, 분별이란 표면적으로는 생각과 이름이지만 그 아래는 ‘느낌’의 분별이 있고, 그것보다 더 아래에는 이렇게 저렇게 나뉘어 쌓인 경험의 흔적들의 차이가 있습니다. 즉, 개념에서 떨어져 나온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분별’이라는 굴레에서 자유로워질 때만 가능하기에 분별없음, 위없이 평등한(無上平等) 바른 깨침(正覺)에 이를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깨달음, 깨닫지 못함, 견성, 본각, 이런 것들이 있다고 여기는 마음은 개념의 세계에 빠져 있는 마음입니다. 각覺도 불각不覺도 없다고 얘기할 수 있을 때, 또 각불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이미 깨달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념과 상관없는 세계로 갔을 때 비로소 그렇게 되는 것이지, 분별의 세계에서 개념에 빠져있을 때는 각覺과 불각不覺이 있습니다.
-《대승, 현상과 본질을 뛰어넘다》上권 198쪽~200쪽
▶ 이 내용은 ‘깨어있기-의식의 대해부’ 워크숍의 후속모임인 오인회(悟因會)에서 월인 님이 강의한 2012년 대승기신론 강의의 일부입니다.
▶ 이 강의의 강의록이 책으로 나와 있습니다: 《대승, 현상과 본질을 뛰어넘다》 상,중,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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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대승기신론 강의 13강
▶ 강의: 월인(越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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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기 #대승기신론 #의식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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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과 깨닫지 못함은 서로에게 의존한다│대승기신론 강의 (上권 198쪽)(자막을 켜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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