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도 슬픔도 본성이 아님을 보게 되면 본성을 본 것과 같이 그것들이 있지만 동시에 없게 된다.
마치 옆집에 불이 나도 우리 집에 불이 난 게 아니니까 괜찮고, 옆집에 큰 경사가 있으면 기쁘지만 내 일은 아니듯이, 기쁨이 넘치거나 근심이 있어도 옆집의 화재를 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붙인 이름일 뿐, 본질도 현상도 따로 있지 않다.
그저 현상의 나타남과 사라짐이 있고, 우리는 그 현상을 일어나게 하고 현상을 넘어서 있는 무한한 미지에 점차 뿌리박게 될 뿐이지, 미지의 무한을 '알게 되지는 않는다.'
만약 무한이라는 느낌을 갖는다면, 그것은 무한이라는 경계를 그린 마음의 모습일 뿐 정말 미지에 뿌리를 박으면 어떤 느낌도 없다.
미지에 뿌리박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에도 발을 디디고 서 있지 않은 것이니, 아무리 투명하다 할지라도 만약 발을 딛고 서 있는 느낌이 있다면 발을 디디고 서 있을 곳과 그렇게 하고 있는 내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오직 현상뿐이니, 흐름을 따라서 본성을 본다란 경계의 흐름인 현상을 따른다는 말이다.
그러니 자신의 본질을 봤다거나 경험하고 느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본질은 결코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경험하고 느끼고 알 수 있는 게 아니며, 단지 이러 저러한 건 현상이고, 현상이 아닌 게 바로 본질이라고 그냥 이름 붙였을 뿐이다.
#니르바나_번뇌의_촛불이_꺼지다_上권_3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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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단지 이름 붙였을 뿐이다│진심직설 강의 (니르바나 上권 3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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