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연解緣 님은 서울에서 차와 도자기를 판매하는 작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깨어있기 공부는 2013년 말에 처음 접했습니다. 이전에도 마음공부에 관심이 있었지만 대체로 ‘나’를 강하게 만들고 확장하는 방식이 위주였습니다. ‘내’가 힘과 능력을 얻어서 모든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갈망이 기저에 있었습니다. 다행인지 그런 공부 방식에서 별 소득이 없었고 답답하고 막막한 시기를 보내다가 깨어있기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에 강한 끌림을 느꼈고 곧 이어 강좌를 듣고 오인회 모임에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초반의 흥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깨어있기의 연습방법들과 뭔가가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조급함 등으로 공부와 거리가 생겼습니다. 그래도 월인 선생님의 오인회 강의는 꾸준히 들으며 끈을 놓치는 않았는데, 결국은 이 공부에서 떠날 수 없을 거라는 예감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느슨하게 시간을 보내면서 점차 깨어있기 공부의 방법과 과정에 익숙해졌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2018년 즈음에 깨어있기 강좌를 다시 들었고 이전보다 심도있게 공부가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월인 선생님과 문답 형태로 진행되는 오인회모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현재는 올해 초부터 진행된 마스터과정에 참여하면서 공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깨어있기 과정에 참가했을 때 별명을 짓게 되었고 그때 무심코 떠오른 이름이 해연解緣이었습니다. 꼬인 실타래가 풀어지듯 인연으로 얽힌 서로가 자유로워지기를 구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생각해보니 엉켰다는 생각을 떠나면 처음부터 엉킴은 없는 듯합니다. 빈틈없이 완전한 흐름 속에서 엉킴이라는 생각과 느낌마저도 완전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봅니다. 월인 선생님과 깨어있기를 만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편집부 그러면 이제 해연 님이 이 공부를 처음 시작해서부터 지금까지 오는 그 과정을 한번 되짚어 보려고 합니다. 처음에 이 마음을 들여다 보기 시작한 게 언제인가요? 처음에 어떻게 시작됐지요? 해연 언제부터라고 말하기는 애매한데, 마음이나 존재 등의 문제에 의식적으로 관심이 간 것은 십대 후반쯤부터인 거 같습니다. 아마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된 동기는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가 경험한 십대 후반의 세계는, 당시 80년대 후반이었고 보여지는 사회는 혼란과 폭력으로 가득했습니다. 학교 밖에서는 데모와 화염병, 백골단, 최루탄이 매일 거리를 휩쓸었고, 학교 안에서는 선생님들의 그리고 동급생들 간의 폭력에 질릴 정도였습니다. 괴롭다는 느낌이 배경처럼 일상에 깔려있었고 답답했습니다. 벗어나고 싶었고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나는 어쩌다 여기에 이런 모습과 이런 생각을 가진 존재로 놓여 있게 된 것일까를 생각하면 어떨 때는 갑자기 모든 게 어색하고 낯설어져서 현실이 너무 가볍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현실의 무게감이 금방 다시 찾아오기는 하지만요. 아무튼 그때 즈음부터 명상 또는 불교서적들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고요. 사람들의 폭력성과 경쟁에 대해서는 아주 어릴 때부터 극도로 싫어했습니다. 편집부 해연 님은 경쟁을 안 좋아하지요. 해연 그런 것을 보고 있는 게 힘들었어요. 서로 간에....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