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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年 9月: 파도를 인정하되 바다와 함께한다
  2. 나도 사라지고 세상도 사라지는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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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소식지 17호] 무의식적 느낌이 틀렸다 해도...
  5. [소식지 16호] 예상, 개인을 넘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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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年 9月: 파도를 인정하되 바다와 함께한다
by 홀로스 on 18:41:46 in 공지사항



두려움과 불편함의 파도를 느끼되 드넓게 펼쳐진 알아차림의 바다에 머무는 것이었다. 족첸 수행의 대가 밍규르린포체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기차 엔진의 삐걱거리는 소리, 동물 배설물의 악취, 사람들의 역겨운 땀 냄새가 진동했지만, 모든 것이 그냥 다가오도록 두었죠. 기차 경적을 들으며 소리 명상을 했어요. 냄새 명상도 했고요. 모든 것이 떠오르도록 내버려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알아차림 가운데 있도록 두었습니다.” 그는 마음을 연 것이었다. (저자 주)

...나는 야외용 가구 매장의 ‘4피스 딥 시트 소파’에 40분간 앉아 있었다. 몇 분간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했다. 어느 순간 매장을 가득 채운 소음이 마치 여러 악기가 화음을 이루는 오케스트라 연주곡처럼 들렸다. 쇼핑 카트가 지나갈때마다 울리는 바퀴의 진동, 근처 전자제품 매장의 TV에서 흘러나오는 앵커의 목소리, 어떤 치즈를 살지 옥신각신하는 커플의 말다툼(그들에겐 내가 진열된 가구 따위로 보였는지 내 바로 옆을 지나가면서도 말을 부드럽게 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않았다), 매장 앞 계산대에서 5초마다 날카롭게 ‘삐’ 소리를 내는 스캐너 소리까지. 때로는 귀가 따가웠다. 하지만 그 소리들이 왔다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려고 했다.
물론 창피하기도 했다. 내 안에 집중하는 수행이지만 주변의 시선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다. 공공장소에서 하는 수행은 사회적 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이런 공간에서는 구부정한 자세로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건 괜찮지만 척추를 곧게 편 채 눈을 크게 뜨고 장시간 가만히 앉아 있으면 문제가 된다. 스마트폰 없이 그냥 앉아만 있어도 괜찮다. 그때는 30~45초마다 한 번씩 몸을 뒤척이며 자세가 불편하다는 사실을 다소 과장해서 표현하는 게 좋다. 하지만 스마트폰도 없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현대판 사이코패스로 취급당한다. 그때 나는 한참동안 이런 생각을 했다....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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