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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호] 기적의 핀드혼 실험
by 미내사 on 10:19:37 in 무료기사☆
자연음악연구소 / 손성애 역
북극권에 가까운 북아일랜드의 추운 황무 지 속에서 식물ㅁ, 야채, 과일이 풍성하게 열 리는 곳이 있습니다. 거짓말 같지만 진짜 있었던 일입니다. 1962년, 피터 캐리라는 사람이 부인과 3명 의 아이를 데리고 핀드혼(좌측 그림참조) 에 이주하여 살았습니다.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아주 즐거운 공동 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일본에도 이와 똑같은 실험을 한 중학생이 있습니다. 이름은 후카노 기미꼬. 중학교 3 학년이예요. 후카노 양은 미야자와 겐지를 좋아해서 겐지처럼 언제나 꽃과 식물들에 게 이야기를 걸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어느 사이엔가 꽃과 나무에 요정이 있는 것처럼 생각 되었어요. 그녀는 “꼭 한 번 요정을 만나고 싶어. 그리고 식물에 대해 더 알고 싶어. 그래 내가 씨앗부터 키워보는 거야. 요정과 이야기하듯 식물들과 얘길하며 키워보는 거야” 라고 마음먹었습니다.
자, 여기서 무슨 일이 생길까요. 이제부터 여러분과 함께 후카노 양의 일기를 들여다 보겠습 니다.
개 간 1994년 7월 8일(금) 밭을 만들기 시작. 원래 아파트가 있었던 자리라 콘크리트 파편과 유리가 굴러 다닌 다. 밭을 만들기에 앞서 흙과 주변 풀꽃들 의 허가를 얻기(그림) 위해 빈터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 이야기를 걸었다. “이제부터 여기에 밭을 만들겠습니다. 부 디 저를 친구로 삼아 주세요” 빈터 입구에서 그렇게 말했다.
작업 1 - 손으로 풀뽑기 : 마지막으로 풀들에게 풀을 뽑아야 된다며
“미안해요. 밭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답니 다. 절대로 쓸모없게 안만들테니 밭 만드는 일을 도와주세요”
풀을 뽑으면서 주의한 일 : 꽃이 필듯한 것은 뽑지 않고 그대로 두며 필요 이상으로 뽑지 않는다. 다른 풀꽃들과 의 관계를 생각해서 하나 하나 마음 속으 로 이야기를 걸며 뽑는다.(그림) 밭 일이 끝나면 “부디 다시 무사히 피어날 수 있 기를 바랍니다. 될 수 있는 한 부드럽게 뽑을께요.”라고 말한다.
- 흙에게 말을 함. - 돌과 유리를 치울 때
밭을 빈터 한 구석에 4평방미터 정도 만들기로 함.
7월 18일(월 구입한 씨앗 : 1. 오이 2. 미니 당근 3. 양배추 - 씨앗에게 이야기를 함. 모종삽으로 흙을 일굼. 친구 에이꼬가 도와 줌. 흙은 생각보다 딱딱했고, 돌이 있어서 여자 아이 둘이서 일구는 게 무척 힘이 들었다.
녹슬어 오래되긴 했지만 쓸만한 곡괭이를 찾아냈다. 3개가 있었지만, 하나는 굳은 땅을 내리 친 순간 쓸 수 없게 되었다. 또 하나는 상당히 이가 빠지긴 했지만 모종삽에 비해서 무척 잘 파졌기에 사용하기로 정했다. 곡괭이 덕택에 어렵게나마 드디어 4평방미터의 작은 밭이 완성되었다.
7월 22일(금) 흙토를 준다하기에 외발 리어카로 받으러 갔다. 3번 왕복. 그 후 이과에 계시는 Y선생이 석 회와 화학 비료를 뿌렸다. 제발 일부분이나마 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드린 후 그 곳에 여 러 가지를 심었다.
어렵게 고생해서 개간한 4평방미터의 밭을 2/3 이상이나 빼앗겨 나머지 밭은 1/3도 채 안되 는 정도. 하지만 “일이 재미있게 되었다.”고 마음을 바꿨다. X선생님의 2/3밭에는 석회와 화학 비료가 듬뿍 쳐 졌다. 하지만 내 1/3은 무비료. 결과가 과연 어떻게 될까. 이건 하나의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밭 1/3에 오이씨를 뿌림. 땅이 모자라 프란타 6개를 따로 마련해 미니 당근과 양배추 씨 앗을 뿌렸다.
1. 오이 : 밭 양쪽에 30cm 간격으로 4-5개씩 10군데에 뿌림
공터 반대 편에 작은 대나무 숲이 있어 참새가 많았다. 필시 미니 당근과 양배추 씨 를 먹어 버릴 것이다. 그래서 참새에게 다 음과 같이 부탁했다(그림). “반은 너희가 먹어도 되니까 나머지 반은 남겨 주렴” 결과가 어찌될 지 이 또한 관찰 대상 중의 하나이다.
- 리라 방법 : - 실험에 대한 흥미 :
X선생님 밭은 아무것도 안나옴. X선생님이 오셔서 큰소리로 화를 내심. “놀리는 거야 뭐야. 왜 내 건 싹이 안나오는 거야”
오이가 자라고 있다. 양배추 E에서 싹이 나옴.
8월 16일(화) 미니 당근 A에서 싹이 나옴. 오이도 햇빛이 없는 데도 쑥쑥 잘 자란다. 벌레도 없고 한 곳 에 심었기 때문에 솎아 내는 게 걱정되었지만 적당한 수로 발아해 솎아 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올해는 이례적인 더위로 시코쿠와 큐슈 지역에서는 단수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귀가 길 에 꼭 말을 걸어 주었다. “더워서 고생스럽겠지만 모두들 힘내자. 내일 또 올께.” 또 빈터 전부를 향해 “항상 도와 줘서 고맙습니다.”라며 인사를 했다.
선생님 밭에 잡초가 자랐다. 아직 싹이 나오지 않음. 그러나 내 오이 밭에는 거의 잡초가 없 다. 참 재미있다.
프란타 6개 중 A, C, D, E 순으로 발아. B, F는 전혀 싹이 안남. 왜 그럴까. 자세히 보니 갈라진 씨앗이 흩어져 있었다. 아! 그러고보니 빈터에 가까이 왔을 때 참새가 날아가는 걸 봤는데, 아마도 참새가 먹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문득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참 새는 꼭 1/2만 먹고 반을 남겨준 것이다. 프란타 A, B는 모두 당근. A에서는 싹이 많이 나왔지만 B에서는 아무것도 안나옴. 중앙에 보이는 건 잡초. 씨앗 껍질이 흩어져 있다. 프란타 E, F는 다 양배추다. E에는 싱싱한 싹이 자라고 있다. 하지만 F에는 싹이 전혀 안나 옴.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참새는 정확하게 당근과 양배추의 씨앗을 꼭 반씩만 먹은 것이다. 또 하나.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중앙에 있는 프란타 C와 D에 각각 양배추와 당근 씨앗 을 뿌렸다. C D 모두 발아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양배추라도 C와 E중에서 E쪽이 싹이 더 크고 싱싱하다. 또 같은 당근이라도 A와 D중 A쪽에 더 많은 싹이 나왔다. 즉 양쪽 가장자 리에 있는 A와 E는 생육 상태가 좋으나 중앙에 있는 C와 D는 생육이 조금 늦어지고 있다. 왜 그럴까. 문득 생각이 났다. “리라 덕택일 거야.” 나는 프란타를 향해 리라를 부를 때 언제나 A, B, C 순으로, 또 F, E, D 순으로 부르고 있었다. 틀림없이 그 때문일 것이다.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왜 참새는 바깥 쪽 A, B, F, E에서는 씨를 반씩 먹었는데 중앙의 C, D는 모두 남겨 두었을까. 어쩌면 나에게 리라의 효과를 알려주기 위해서 인지도 모른다. 나는 7월31일 씨를 뿌릴 때 참새들에게 “반은 먹어도 좋으니 반은 남겨달라”고 부탁 했었 다. 참새는 그 부탁을 들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리라를 테스트하게 해주었다. 맞아, 틀림없 다.
X선생님 밭에는 아직 싹이 안나오고 있다.
X선생님 밭이 잡초투성이가 되고 말았다. 왼쪽이 내 오이밭, 오른쪽이 선생님의 순무 와 감자밭. 그러나 잡초가 덮어버려 싹이 하나도 안나옴. 이래서는 알 수 없으므로 조금 거슬러 올라가 잡초 상태를 보기로 하겠다.
X선생님 밭에 싹이 하나도 안나는 게 이상하다. X선생님이 화학 비료를 사용한 일방적인 방법과 무비료에 얘기 걸기와 리라를 들려 주었을 뿐인 내 밭중 완전히 내 승리다. 당근과 양배추 모두 싹이 나왔다. 오이에 꽃이 피었다. 벌레도 거의 안먹었다. 산성의 황무 지에도 작물이 자라는 것이다. 게다가 참새가 내 부탁을 들어 주어 씨앗의 반을 남겨 주었 다. 멋진 실험을 할 수 있었다. 하루 하루가 정말 즐겁다. 자 이제부터 열매를 맺을 때까지 열심히 해야겠다.
9월 4일(일) 작은 오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조금만 더 있으면 수확할 만한 것도 있어 빠른 성 장에 그저 놀랄 뿐이다.
그저께는 10cm밖에 안되었던 오이가 어느새 27cm나 되었다. 오이가 너무 컸기에 이것만 1 개 수확. 성장에 다소의 차이가 있다. 집에 가서 시판하는 오이와 비교해 보았다. 밭에서 딴 오이 27.5cm, 시중의 오이 20cm. 너 무 대형 오이라 속알맹이가 없을 걸로 생각했는데, 잘라보니 물이 많은 게 무척 맛있었다. 꼭 과일을 먹는 것 같았다. 엄마, 남동생, 여동생에게 먹여 보고 “단맛이 난다.”며 좋은 평을 해 주었다. 시험삼아 시 중의 오이를 먹어 보자 떫은 맛이 나는 게 맛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오이를 둥글게 잘라 단면을 재 보았다. 내 오이 직경 5cm, 가운데 씨가 조금 있을 뿐 나머 진 전부 속이다. 이에 비해 시중의 오이는 내 오이의 1/2 수준인 2.5 cm다.
수확할 때 “이것좀 따게 해 줄래. 항상 도와줘서 고마워. 소중하게 먹을 께.”라며 목소리 를 내어 말을 건넸다. 그리고 나머지를 수확할 때도 늘 똑같이 했다.
- 오이 3개 수확. 담임 선생님께 잠깐 보였더니 꼭 드셔 보고 싶다고 하셔서 3개를 전부 시식해 보기로 했다. 수확한 오이의 길이는 25cm, 25.5cm, 27cm임.
담임 선생님께 시식 결과를 들음. “전혀 퍼석퍼석하지 않고 그대로 먹어도 굉장히 맛있었 다. 너무 자란 게 아닌가 싶었지만 물기가 많은 게 정말 맛있었다.”라는 소감을 말해 주셨 다.
큰 비가 계속됨. 그 때문에 배수 상태가 안좋은 A와 F에 물이 차고 말았다. A에 심은 당근 은 뿌리채 쓰러졌다. F는 흙이 반이나 흘러 내리고 말았다. 역시 프란타는 자연 상태가 아 니었기에 안좋았는지도 모른다. 당근과 양배추가 자라고 있었는데 말이다.
- 오이 6개를 수확 오이 6개를 수확했다. 31cm나 되는 것도 있어 모두들 놀랐다. 밭에서 이 대형 오이를 사진 촬영. 비교할 만한 게 없어서 내 발과 같이 찍었다. 내 발 사이즈 24.5cm. 집에 가서 오이 6 개를 늘어 놓고 사진을 찍음. 모두 다 25cm를 넘었다. 31cm 오이의 원형 직경이 5.5cm. 이 특대형 오이를 시식했다. 크기에도 불구하고 속이 단단하고 맛이 아주 좋은 오이였다. 밭에 는 아직도 작은 오이가 많이 달려 있어 앞으로가 기대된다.
오이잎이 4평방미터의 밭 전체를 뒤덮고 있다. 하지만 내가 오이를 심은 곳은 약 1/3정도. 가로 50cm, 세로 2M 계 1평방미터. 이런 작은 밭에서 지금까지 24개의 오이가 수확되었다. 그것도 크고 맛있는 오이다. 모두 다 25cm를 눈 깜짝할 사이에 넘어서고 말았다. 빠른 성장 에 그저 놀랄 뿐이다. 무언가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 당근과 양배추 B와 F도 조금 있으면 수확할 수 있을 것 같다. 큰 비로 프란타의 흙이 흘러 내려 참담했지만 나머지가 줄기를 옆으로 퍼뜨리면서 열심히 자라고 있다. “당근! 양배추! 둘 다 화이팅!”
- 그 후에 있었던 일과 소감 10월15일 현재 32개의 오이를 수확했습니다. 씨를 뿌리고 나서 꼭 두달 반째입니다. 1평방미 터에서 비료도 없이 32개의 오이를 수확한 건 생각지도 못했던 성과입니다. 오늘 수확에 대 한 인사를 밭 전부에게 했습니다. “모두의 도움으로 이렇게 좋은 밭과 오이가 생겨났습니 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 다음은 가슴 아픈 소식입니다. 내가 수확 인사를 마친 직후 체육 선생님이 오셔서 잎을 전부 뜯어 내고 줄기도 뽑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지저분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프란타는 조금 떨어져 무사했지만 며칠 후 그곳에서 건축 공사가 시작되었고, 그래서 프란타도 못쓰 게 되었습니다. 이걸로 제 실험은 끝입니다.
마지막에 어른들이 한 일이 너무나도 안타까웠지만 이번 실험은 제게 큰 보람과 무언가 신 비롭다고나 할까 그런 것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또 식물들과의 순수한 만남에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아침에 밭에 가면 밭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잡초들도 저를 반겨 주었습니다. 거기서부터 제 밭일이 시작됩니다. 제 밭 2/3에 화학비료를 치고 싹이 안나온 밭에 대고 바 보멍청이라고 화를 낸 X선생님께서도 부디 이번 실험을 진심으로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물론 다른 어른들도 말입니다. 이 일은 정말 너무나도 멋진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 말로 인간이 식물과 나무, 다른 자연들과 교류하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램입니다.
참새와 오이, 잡초와 대지와 하나가 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을 경험한 다는 건 당신 은 나, 나는 당신 즉 우리는 하나라는 우주의 진리를 지상에 실천하는 일인 것입니다. 또 리 라의 소리는 우주 근원의 에너지를 식물에 불어넣어 주는 일입니다. 이 두 가지로 불모지인 황토에서 무비료로 32개의 싱싱한 오이를 생산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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