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년에 걸쳐 오인회에 참여하였던 무연 님과의 대담을 위주로 오인회에서 진행되는 작업을 소개합니다. 감지에서 감각, ‘나’라는 느낌에까지 이르러 점차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하나의 ‘마음속 현상’으로 보는 과정을 세세히 담았습니다. 관심있게 봐주세요. 이 글을 정리해준 영채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무연 님은 ‘마음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면서, 생각이 어떤 과정으로 일어나는지 궁금했습니다. 우연히 《깨어있기》 책을 만나게 되었고, 책 속의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내 마음의 상”이라는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았다 합니다. 그후 깨어있기 프로그램과 오인회 모임에 참가하면서, 내 마음의 상이 내면에서 언어로 나타난 것이 생각이고, 외부의 움직임으로 표출된 것이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자각하는 것도 자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길 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깨어있기’란 단어가 사람을 깨어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지내고 있습니다(편집자주).
월인 동일시되어 있을 때도 언제든지 주인이 아니라는 게 밑바닥 무의식층에 깔리면 잠시 동일시되어도 괜찮습니다. 동일시를 잘 쓰고 있는 것이죠. 운전할 때 차와 동일시하듯이. 운전할 때 차와 동일시되어야지 차가 다치지 않고 도로의 질서를 잘 지키며, 중앙선도 침범하지 않고 잘 갈 것 아닙니까? 차와 나를 완전 별개로 보면 어디로 가든, 제멋대로 움직여도 상관하지 않게 된다면 도로는 난장판이 되겠죠. 몸과 마음과 내 에너지가 동일시가 안 된다면 나와 남을 구별하지도 못하고 전체가 혼돈 속에 빠질 거 아닙니까? 동일시라는 것은 굉장히 필요한 현상이죠. 에너지가 이것을 나로 여기고 저것을 나 아닌 것으로 여기는 이 느낌과 마음은 일상에서 유용한 과정이에요. 전체 인간사회에 각각 개별성을 나타내면서도 사회 전체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이렇게 서로 다르다고 느끼는 느낌과 함께, 또 다르다는 느낌에만 빠지지 않으니까 같이 살아가는 거지요. 그런데 문제는, 나라고 여겨지는 이것이 독립적이고 개별적이고 영원불변한 존재, 다른 조건이 없어도 홀로 살 수 있는 존재라고 무의식적으로 믿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잖아요? 의식적으로 살펴보면 절대 그렇지 않은데, ‘느낌’은 나 홀로 존재하는 거 같아요. 오류죠. 나라는 것이 관계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물리학자들도 소립자 차원으로 내려가면 소립자가 따로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드물어요. 그것이 전자와 원자가 따로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의 저항을 이루기 때문에 어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마음에서도 유사해요. 예를 들면....more